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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사설

한국 태권도의 올림픽 성적 부진 원인

1. 엘리트 체육

 

시기 특징 문제 의식 대책 및 결과
5공화국 관리부서를 문교부에서 체육부로 이관 학력저하’, ‘특기자의 학교 내 이질 집단화 현상’, ‘대학 미진학 특기자의 사회부적응
1984년도 대입성적 분포에서 특기생의 67.34%40점 이하
선발 기준에서 학력기준치를 점차 상향조정
2001년까지 제도자체의 폐지 검토
6공화국 체육청소년 장기종합계획(체육부, 1989) 경기기록과 실적 위주의 선발 및 배정
인기종목 중심 선발
학력저하 및 사회적응 미숙의 초래
진학 및 취업 등 사후 대책 미흡
학력지원 및 기본학력제(선발시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 의무화)
과학적 선발방식, 비인기종목(정책종목)에 대한 혜택 부여
19923월 대입학력고사 40
1997년도에 수능 60점 이상
국민의 정부 동일계열학과 지원 및 타계열 전과금지 조처 선수 스카우트 비리의 원천 봉쇄와 특기생의 수학능력 제고
다른 분야 특기생과의 형평성 제고
체육계의 대대적 반발, 특기생 자원축소에 대한 우려(그러나 큰 변화 없었음)
2010 선진형 학교운동부 운영시스템 구축계획 학원체육 정상화 촉구 국회결의안(‘07. 11), 국가인권위원회 권고(’07. 12), 국가인권위원회의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발표(‘08. 11)
()폭력, 학습권보장 미흡 등
최저학력 기준제시
학력증진 프로그램지원 제도
학습환경 개선

엘리트 체육은 생활 체육의 반대 개념으로 일반학생의 경우 학업과 성적이 목표라면 엘리트 체육 학생은 운동과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엘리트 체육은 오래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으며, ‘[4], [표 5]제도개선’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해오고 있다.

문제제기 학교스포츠의 비정상성(학생선수 운동과잉’, 일반학생 운동결핍’)
승리지상주의적 체육계 체계의 혁신적 전환
주요 내용 학습권보장 정규수업 참여 의무화
학기 중 주중대회 참가 및 개최 금지 및 최저학력기준 도달 학생만 대회 참가
주말대회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
체육특기자 제도 개편 종합 선발시스템(경기력, 내신, 출결, 면접 등) 전환
최저학력제 기준 미달 선수 체육특기자 선발에서 재외
사전 스카우트제도 금지 등 지침 및 감시체계 마련
학교운동부 개선 장시간 훈련 관행 개선, 불법 찬조금 금지 등
정규 수업 후 훈련실시, 주중 훈련시간 및 휴식시간 규정 마련
주말대회 참여 시 출전일수만큼 학생선수와 지도자 휴식 보장
합숙소 전면 폐지 및 원거리 학생 대상 기숙사만 제한적 허용
학부모의 비공식 비용 각출 엄격 금지, 지도자에 대한 불법 찬조금 일절 금지
학교운동부 지도자 및 학생선수 대상 ()폭력 예방교육 강화 등
전국스포츠 대회 개편 통합 학생스포츠출전으로 확대 및 개편
전국소년체육대회를 학교운동부와 학교스포츠클럽이 참여하는 통합 학생스포츠죽전으로 확대 및 개편
기존의 초등부는 권역별 학생스포츠축전으로 전환

- [4] 제도개선

- [5] 제도개선 : 학교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권고(‘2019)

위 표로 알 수 있듯이 국가 인지도 증진을 위한 스포츠의 역할이 점점 약화되고 있으며 엘리트 체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2000년도 이후 증대된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 변화와 인권의식의 향상이 전문체육분야의 예전과 같은 억압적 분위기에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이 아니더라도 이미 전문 엘리트 체육은 점점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일부 인기 종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에서 새로운 인구유입이 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지역 간의 전문 선수 육성 산업체계가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출산율 저하로 인해 선수층이 옅어진 결과 한 자녀 가정의 경우 자녀의 진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학부모의 스포츠 진로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이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국가적 측면에서 엘리트 체육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막대한 세금. 한 명의 국가대표를 만들기 위해서 수억 원의 세금이 들어가며 이는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돌아간다. 또한 올림픽 등 국제대회 참가비용과 메달 포상과 특전 등도 만만치 않다.

둘째, 기본 교과과정을 부재. 국어, 수학, 영어 같은 기초적인 공부를 하지 않고 합숙이나 전지훈련 등을 이유로 최소 수업만 참석하고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 공부를 시키려 하는 이유는 일부 스타플레이어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선수들은 은퇴를 하고 나서 지도자의 길을 갈 수도 있지만 그런 자리는 한정적이다. 정상적인 공교육을 받지 않고 일반인과 동떨어진 삶을 살다 보니 사회에 나왔을 때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하고 경쟁하기가 어렵다. 운동계가 인맥에 목숨을 거는 경우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은퇴선수가 스포츠와 무관한 일로 생계를 유지한다. 사실 2000년도 중반에 이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무산된다. 학교 성적이 좋으면 운동선수를 잘 안 하기 때문에 애초에 운동부원은 성적이 낮은 편이며 단지 학교 공부를 시킨다고 해서 은퇴 후 생계문제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은퇴 후 제2의 직업 교육이다. 엘리트 체육으로 길러진 선수들은 메달 획득이나 프로 진출이 인생 목표가 되며 목표 달성을 실패하면 대안이 없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이렇듯 엘리트 체육의 국가적 개선사업과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훌륭한 선수들이 나올 확률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태권도의 경우 이번 2020 도쿄올림픽의 부진을 국내 엘리트 선수층의 문제라 판단할 수 없다. 태권도는 국내 인기 종목 중 하나로 아직 엘리트 선수층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 다만 국내 엘리트 선수층은 그대로인 것에 비해 타 국가의 선수층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올림픽의 부진 원인 중 하나이다. 지난 88 서울 올림픽을 시작으로 태권도의 국외 저변 확대를 통해 수많은 스포츠 스타를 배출하였으며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국내 인기 스포츠로 발돋움했다. 이를 벤치마킹하여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태권도 엘리트 선수 배출을 위해 국내 유능한 코치진을 스카우트하며 실력을 쌓아나갔다. 태권도는 타 스포츠에 비해 좁은 공간에서 할 수 있으며, 도복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어 유입 비용(초기 비용)이 매우 저렴할 뿐만 아니라 유지비용까지 타 스포츠에 비해 저렴한 장점이 있다. 그리고 투기종목 답지 않게 상대방에 대한 예를 중시하는 교육적 모습이 많은 국가에서 태권도를 보급하고 싶은 이유가 되었다.

앞으로 국내에서 엘리트 체육은 점점 축소 및 쇠퇴할 것이고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태권도를 통해 국가를 알리를 수 있는 좋을 발판으로 보고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다.

 

 

2. 상향 평준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이유로 태권도의 보급을 환영하는 많은 국가에서 태권도의 종주국인 대한민국의 선수 출신 코치진을 대거 유입하고 있으며 이는 실력 향상을 통해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이미 증명하고 있다.

또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부터 전자호구의 도입을 통해 공정한 승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자호구의 등장을 통해 태권도를 보급하기 시작한 나라에 좋은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태권도의 득점 방식의 변화는 국내 선수로 하여금 기존의 득점 방식에 의존한 경기 운영 방법 및 기술 구현 방식이 무의미해졌으며, 전자호구 전용 발차기의 등장 등 변수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어쩌면 이제 막 태권도를 보급하는 단계에 있는 국가에게 큰 기회가 된 것이다. 기존의 발차기 방식과 경기 운영 방식을 고집해온 기성 지도진은 결국 자연스레 쇠퇴하게 된다. 해가 거듭될수록 수정을 거듭해온 태권도 룰이 오히려 어린 시절부터 해온 기존의 태권도 엘리트 선수들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모든 국가에서 새로운 출발선상에 놓이게 되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이번 2020 도교 올림픽에서 나왔다. [3]에서와 같이 이번 올림픽에서 러시아올림픽선수위원회(ROC), 크로아티아, 미국,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태국 등이 금메달을 1개씩 획득했다. 특히 태권도 여자 49kg급 경기에서 태국의 파니팍 옹 파타나 키트’가 따낸 금메달은 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이하 NYT)"태권도가 메달 소외국의 희망 종목이 됐다"라고 평했다. K-pop, 한류 드라마 이전에 한국 최초의 성공적인 문화 수출품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2016 리우 올림픽 때도 메달 소외국 코트디부아르와 요르단이 태권도로 국가 최초로 유일한 금메달을 얻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역대 올림픽 메달 2개는 모두 태권도에서 나왔다. 대만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2개 금메달 딴 게 올림픽 금메달 역사의 시작이다. NYT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태권도는 모든 올림픽 종목 중 가장 관대한 종목이라며 놀라운 다양성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태권도는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에서 값비싼 장비 없이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미 세계태권도연맹에 난민 대표를 포함해 210개국이 소속되어 있고, 도쿄올림픽에도 난민 올림픽팀 선수 3명을 포함해 모두 61개국이 참여했다. 아프리카 니제르 올림픽 위원회이자 세계태권도연맹 위원인 이사카 이데는 니제르와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태권도는 최고의 종목이라며 이 종목은 한국에서 시작됐지만 많은 장비와 특별한 장소 없이 연습하기 매우 쉽기 때문에 우리 것으로 만들기 쉽다”라고 말했다.

태권도 메달을 획득한 국가에서는 경제적 파급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대학에 태권도 학과가 신설됐고, 요르단·터키·르완다의 난민 캠프에는 태권도 전용 훈련장이 만들어졌다. 요르단에서는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에서 아흐마드 아부 하우 시가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뒤 3개월 만에 태권도복이 5만 벌 팔렸다. 당시 나세르 마잘리 요르단 사무총장은 그야말로 태권도 (인기가) 폭발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매일 새로운 나라들이 메달을 가져간다태권도는 격투기지만, 올림픽 정신인 다양성에 평화롭게 기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게는 아쉽지만 그만큼 국제화되었고 보편화되었다는 반증 아닐까 한다. 메달 약소국들에게 희망을 주게 되었고 그만큼 올림픽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팀의 성적이 좋아야지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지도자들의 권위와 위상이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