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과 후의 태권도장의 변화에 대해

태권도장이라 함은 단순히 ‘태권도’라는 육체의 수련을 도모하기 위한 장소의 의미로 국한되기보다 정신적, 사회적 영향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를 배제하여 언급하기 어렵다. 우리 도장 또한 단순히 육체 수련의 장을 넘어 수련 생간의 사회성 함양, 스스로의 정신 수양을 바탕으로 삶의 질을 향상하고 또래와 함께하는 운동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갖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방식’ 등의 형태로 태권도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코라나 전과 후의 태권도장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한다.

 

: 교육적 측면(육체의 수련, 정신의 수련, 사회성 함양)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태권도 수련은 단순히 체력증진의 장을 넘어 또래 간의 사회성 함양을 목표로 수련하는 수련생들이 있고, 도장을 보내는 학부모 또한 승품(단)을 목표로 하기보다 정신수양과 정서적 안정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는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스크 착용을 들 수 있다. 단순히 마스크를 썼다는 외형적인 변화가 교육의 질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이라 사료된다. 먼저 마스크를 쓰면 얼굴 대부분이 가려지는데 이는 상대방과의 대화가 짧아지고 예의와 배려를 중시하는 태권도에서 상대방의 작은 표정 변화로 알 수 있는 심리적 요소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수련생과 지도자 간에서도 발생하게 되는데 수련생을 지도하기 위한 설명 중에 마스크가 내려가거나 올라가 자세가 지저분해지며 수련생이 마스크를 계속 만져 구분 동작에서의 자세지도가 힘들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평소보다 넓게 도장을 사용함에 따라 큰 소리로 설명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고충이 있다. 또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유산소 운동을 축소하게 되고 비말의 확산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기합소리를 내지 않거나 줄여 내는 방안으로 수업을 하게 된다. 이는 수련생 개인의 격차가 있으나 대부분 수련생들의 수련에 대한 질이 떨어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크게 소리 내며 스트레스를 풀고 하나 된 기합으로 서로 간의 유대감을 느끼고 이는 도장에 대한 소속감으로 이어지는데 마스크 착용 하나로 인해 이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다.

 

: 환경적 측면(부자재, 시설)

태권도는 맨발과 맨손을 이용하여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을 익혀 적재적소에 사용 가능하도록 반복 숙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부자재로 미트와 호구, 매트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정수기 사용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 속에 미트와 호구, 매트의 사용이 제한된다. 매 시간, 사용 빈도에 따라 지속적인 소독을 권고하는데, 차라리 사용하지 않는 편이 확실한 방역이다. 부자재 사용의 제한과 마스크 착용으로 달리기의 제한으로 동적 운동 위주에서 정적 운동 위주로 운동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태권도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운동의 질과 양 모두를 잃었다.

또한 사회적 분위기와 다인원이 함께 탑승하는 차량 운행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말 프로그램이 축소 또한 제한된다. 이때쯤이면 각 도장마다 캠프와 합숙 등 방학시즌을 맞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지도자가 준비하고 수련생들은 약간의 기대감으로 방학을 준비할 시기인데 이 모든 것을 놓치게 되었다.

 

: 사회적 측면(사회성)

각 띠에 맞는 체계적인 계급 시스템과 서로 간의 배려와 존중을 넘어 스포츠 정신과 깨끗한 승부욕 등을 한 장소에서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태권도장이다. 사회성을 가장 자연스럽게 배우는 방법은 지도자나 부모가 코칭하는 사회성보다 또래 사회 속에서 자연스러운 습득이 사회성이 더 유익하다. 기존에는 태권도 수업시간 이전에 도장에 도착해 공놀이, 줄넘기, 잡기 놀이, 심사 예행연습 등 서로가 서로에게 자연스러운 사회성을 공유하고, 서로 질문하며 품새와 발차기와 같이 동작을 알려주는 시간을 보낸 반면에 최근에는 수업시간에 맞춰서 도장에 입장하기, 집에서 외출함과 동시에 마스크를 착용해 다시 집에 들어가서 마스크를 벗게 하므로 대화가 줄게 되었다.

체력의 증감과 정신수양은 대체재와 보완재가 있는 반면 사회성은 대체재나 보완재를 찾기가 어렵다. 학교에서의 사회성 또한 제한되고 있는 추세며 최후의 장소로 태권도장이 사회성 함양의 마지노선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이마저도 무너지게 되었다. 인격적으로 급변하는 시기의 어린 청소년들에게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 전화위복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