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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사설

미래 사회에서의 태권도가 가야할 방향(VR태권도)

더이상 휴가철에 비싼 돈을 들여 비행기표를 구매할 필요 없이 세계 유명 관광지를 다녀올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교실을 벗어나지 않고 미술 시간에 루브르 박물관을 다녀올 수 있다. 그리고 부동산 회사를 방문한 고객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집을 구경할 수 있다.(피터루빈. 미래는 와 있다. 2019)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은 이미 195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자 실생활에 활용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VR이란 쉽게 말해 가상의 만들어진 공간을 영상기기를 통해 눈으로 보는 것이다.

2014년에는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크가 VR기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신규 회사인 '오큘러스'를 약 25천억 원에 인수 합병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적이 있다. 그리고 20162월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모바일 산업 전시회 MWC(Mobile World Congress)가 개최되는데 여기서 5천 명의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삼성전자 '기어VR'을 체험하게 되는 그 순간 마크 저커버크가 깜짝 등장한다. 또한 같은 시기에 노르웨이에서 열린 동계유스올림픽에서 삼성전자가 올림픽 사상 최초로 VR로 개막식을 생중계하게 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삼성전자가 손을 잡고 180도로 촬영이 가능한 VR카메라를 통해 개막식장을 풀샷과 클로즈업샷을 번갈아 활용해서 자세한 개막식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이런 방식의 중계를 '넥스트VR'이라는 앱과 '기어VR'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개막식에 참가할 수 있었다. 국내야구팀인 KT는 프로야구를 통해 스포츠 VR스트리밍 서비스의 시작을 알렸다. 최근 VR프로야구 중계가 활성화 되어 현재는 경기장에 설치된 360도 카메라를 통해 화면을 돌려보고 다시보고 확대하고 선수의 옆에서, 포수의 앞에서 관람이 가능하며 각자의 집에서 VR시청자끼리 함께 가상의 공간에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2017년 미국 프로미식축구(NFL:National Football League) 6개 팀과 대학 풋볼팀은 VR을 통한 가상현실에서의 기술 연습을 하나의 훈련 콘텐츠로 이용하고 있다. STRIVR이란 회사에서 개발한 가상현실에서 기술을 연습하는 훈련 프로그램으로 VR기기를 이용하여 가상현실 속에서 공격과 패스를 하며 실제 훈련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VR을 이렇게 활용하면 실제 훈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몸값이 비싼 프로 팀에서 이런 방식의 훈련을 선호하며 관련 분야에 많은 관심이 있다.

 

이렇듯 스포츠 분야는 향후 ICT(정보통신) 신기술 중에서도 특히 VR 분야와 빠르게 융합하고 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부상을 최소화한다는 것에서부터 좁은 공간에서도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 다양한 상황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와 고소공포증, 대인기피증, 무대공포증 등 다양한 심리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의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VR이 태권도와 융합하게 되면 어떠한 모습이 될지 크게 수업(훈련), 대회, 치료 3가지로 나누어 정리해 보겠다.

먼저 VR을 통한 태권도 수업은 앞서 NFL프로선수의 훈련 방식과 마찬가지고 가상의 환경 속에서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품새 1장을 시연하게 되면 품새선에 맞게 가상의 적이 나타나 태극 1장 동작들로 무찌르는 것이다. 나아가 다양한 스테이지를 지나 마침내 목표한 것을 얻음으로써 가상현실을 통해 현실에서의 훈련보다 효과적인 동기유발이 가능하다. 단체로 VR을 통해 협동훈련도 가능하며 이것은 다양한 나라의 사람과 함께 동시간대에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로 활용 가능하다. 팔다리와 머리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차렷과 준비와 같은 동작이 올바른지 평가받는 것은 물론 나의 자세나 시선 처리가 올바른지 알 수도 있을 것이다.

 

두번째로 태권도 대회에서의 VR을 살펴보자면 앞서 프로 야구장의 예시처럼 태권도 대회 현장을 VR로 시청 가능하며 일시정지를 통해 순간의 동작을 360도로 다양한 방향에서 관찰 가능하며 되감기, 슬로우모션 등을 통해 순간의 동작을 다채롭게 구현해 줌으로써 현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선수와 같은 공간을 넘어 같은 자리에서 대회를 지켜보고 함께 응원하면서 현장의 느낌을 느껴 볼 수 있겠다.

 

끝으로 치료의 목적으로 VR은 일반인이 일반적으로 겪고 있는 다양한 공포증을 극복 할 수 있는 도구로써 VR이 쓰일 수 있다. 무대공포증이 있는 시범단원을 VR을 통해 무대에 세워볼 수 있으며, 자신보다 키가 큰 사람을 무서워하는 겨루기 선수에게 가상의 선수를 마주하게 할 수 있으며, 항상 지기면 하던 선수에게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줄 수 있다. 본인이 가진 트라우마가 발생한 환경을 VR을 통해 복원한다.

가상현실이라는 것을 인지한 채 트라우마가 발생한 상황을 극복하는 것으로서 치료의 효과가 있다. 현실에서 고통을 주는 원인이 현실보다 심리적으로 좀더 편안한 느낌을 주는 VR환경에서의 극복을 통해 치료가 되는 것이다. 안전한 가상현실에서의 체험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된 치료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관련 심리치료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남들 앞에서 품새하기 힘들어하는 관원에게 가상현실에서 한 명 앞에서 품새하게 하고, 두 명앞에서, 세 명앞에서, 네 명, 다섯 명 점점 늘려간다면 충분한 호전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에 VR산업은 큰 국면에 마주하고 있다. 관련 콘텐츠의 부재, 비싼가격, 해상도의 문제로 인한 고성능 컴퓨터의 필요성, 낮은 주사율(프레임)로 인한 멀미, 현실과 떨어지는 조작법 등과같은 문제점이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과거로 갈 필요도 없이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없었던 기술들이 등장하는 것과 같이 불과 몇 년만 지나면 고성능 컴퓨터의 보급화를 통해 하드웨어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어디서나 손쉽게 VR을 접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때에 태권도장에서도 VR을 통한 관련 콘텐츠들을 잘 만들어 시대에 맞는 태권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